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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보낸 이야기
    마음스케치 2010. 9. 25. 21:29

     

     

     

    시댁에서 내 위치는 외며느리라,

    남편이 형제가 없는 덕?에 명절이 다가오면 혼자 음식을 준비한다.

    우리집에서 시어머니 차례를 지내기때문에

    미리 며칠전부터 과일부터해서 차례에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한다

     

    우리집 식구 넷과 시아버님이 오셔서 같이 차례를 지내다가, 요즘은 우리가족만 지낸다.

    전 부치고 나물 볶고 산적,생선 떡준비, 먹을 갈비나 불고기 재어놓고....

    여러가지 음식을 준비할때 우리집 막내가 가끔 잘 도와주고

    남편이나 큰애는 그리 많은 것을 도와주지 않고, 자기 할일을 한다.

    대신 남편은 장보기 같이하고, 친척들에게 과일을 주문하여 보내고,집안 정리를 한다

     

    명절날 아침 일찍 차례를 마치고,

    남편 큰아버지댁인 판교로 가서 3대조 조상님의 차례를 지내고

    아침밥을 모두 둘러앉아먹으며, 그동안 지낸얘기, 사는얘기를 하며

    가족끼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된다.

    나이 많으신 큰댁 어른들도 젊은 우리부부와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큰댁의 막내 아들 부부는 외국에 나가서 살아서 명절에 만나는게 쉽지 않다.

    작은집 가족들은 부부와 아들과 함께 셋이서 같이 온다

     

    큰 시댁 어른들은 연세가 70대 후반이고, 경제적으로 매우 윤택하다

    큰아버님은 그연세에도 벤츠를 운전하고 다니신다. 

    20년전인 내가 결혼했을때부터도 집에서 차례음식을 만들지 않고

    늘 주문해서 집으로 배달이 오고, 먹을 음식만 간단히 만든다

     

    명절날 아침에 커다란 병풍앞에 거대한 상차림에 모두 모여 차례를 지낸다.

    3대조 어른께 지내니까 절을 무척 많이도 한다.

    큰어머니는 연로하셔서, 작은어머니랑 나랑 둘이서 가족들이 먹을 아침상을 차린다.

     

    큰시댁은 딸이 여섯에 막내로 아들 하나

    둘째집인 우리시댁은 남편 하나

    셋째집은 딸둘에 막내로 아들 하나

    집집마다 아들은 하나씩 있지만, 그중 남편이 제일 나이가 많다.

    물론 큰집 누나들은 나이가 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아들만으로는 남편이 가장 큰조카 인것이다.

     

    큰댁에 딸이 많은 덕에, 큰아버님는 딸들의 입장을 이해하시고

    딸들의 의견을 많이 존중하신다.

    옛날부터도 식사할때 남녀따로 하지 않고 같은 상에 둘러앉아 같이 먹는다.

    또한 며느리들도 마찬가지로 남녀 똑같이 대해주신다.

    명절이라고 해서 다른 집처럼 ,많은 음식을 만드느냐구 고생시키거나

    부담을 주지 않는다.

    또 시어머니 살아계실때도 나를 딸처럼 대해주셔서,

    많은 집안일로 힘들게 하지 않으셨다.

    다른 집안과는 달리, 사람 귀하게 대해주셨으니 이보다 더 큰 복이 있을까?

    어른들께 참으로 감사드린다.

     

    그러나 시어머니가 59세의 젊은 나이로 큰아이 일곱살때 돌아가셨으니

    이제 어머니가 가신지 13년이 되었다. 그래서 어머니 차례를 지낸지도 13년이 되었다 .

    식구도 많지 않아서 많은 음식을 준비하지 않고

    정성적 준비하여 차례를 지내고 그리 크게 힘들지 않다.

     

    아침을 큰시댁에서 먹고,

    점심을 우리집으로 돌아와서 우리가족과 아버님이랑 같이 먹고

    아버님은 아버님 집으로 가신다.

     

    그럼 잠시 쉬었다가 집안정리를 마치고, 저녁무렵 우리가족 모두 친정으로 간다.

    부모님,언니가족,오빠가족, 여동생가족,우리가족  이렇게 친정에 명절날 저녁에 모여

    어머니와 올케언니가 정성껏 준비한 진수성찬을 모두 둘러앉아 먹으면서 대화를 하고

    친정아버지가 사위들에게 술 한잔씩 따라주면서 대화를 한다.

     

    어머니는 세명의 사위들이 온다고 음식을 무지 많이 준비하신다.

    아버지는 씨바스리갈이나 발렌타인 같은 양주를 갖고 계시다가 사위들과 나누어 마시는걸

    아주 좋아하셨었다.

    이제는 아버지가 안계신데, 이번명절에는 오빠딸 남자친구가 발렌타인 21년산을 선물로 갖고와서

    사위들 모두 나누어 마셨다. 향이 무척이나 좋다고 마시라고 건네준다.

    양주의 향을 느끼면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친정에 우리들이 부모님 뵈러 갈때는 손님처럼 친구처럼,

    다정하게 맞아주시는 자상하신 나의 아버지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1년 6개월...

    어머니는 예전만큼 많은 음식을 만드시지 못하신다. 건강이 많이 약해지셔서...

    아버지의 빈자리가 얼마나 컸었는지......

    아버지가 우리에게 준 모범적이고 성실한 모습에 

    아버지가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덕분에 행복했었다고 전하고 싶다.

     

     

     

    ernesto_cortazar_-_fiesta_americana_grand_los_ca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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